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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도 미투 운동 이 한창이다. 2018년에 서지현 검사가 우리 나라 퍼스트 펭귄 이 되어 외친 미투는 여러 분야에서, 많은 분들의 응원과 지탄을 동시에 받으며 여전히 현재진행형 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스포츠계에서 권력형 성폭력 에 대해 용기 있는 고백이 이어지며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 여성이 차별 받고 억압 받는 구조적 문제점 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느낌을 생생하게 느끼는 중이다.   물론 느끼고 있는 것만으로는 아무런 해결이 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피해자가 억울한 가해자로 한 순간에 바뀌게 만드는 법조계의 부조리도 생생히 지켜보았고, 뻔뻔한 가해자가 피해자 코스프레를 가능케 만들었던 기레기들의 언론플레이도 부지기수로 보고 또 보았다. 그렇지만 이젠 성숙한 시민의식 으로 다져진 국민들이 많아졌고, 저널리스트 뺨치는 선량한 키보드워리어들 의 정의로운 분노 댓글로 맞대응하는 일도 많아졌다. 이젠 웬만해선 저들의 뻔뻔한 수작에 놀아나는 여론은 찾아보기 힘들다. 뭐, 그럼에도 몇몇이 있긴 하지만 말이다.   암튼 이 책은 아직도 여자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의 목소리조차 내지 못하는 차별을 받고, 어른이 되면 무엇이 되겠다는 당연한 꿈조차 억압을 받으며, 자신을 방어할 수단이 없는 연약한 몸인데도 걸핏하면 폭력을 당하고, 12~15살의 어린 나이인데도 학교는 고사하고 고된 노동밖에 없는 삶을 살거나, 팔려가듯 치룬 혼인으로 애가 애를 낳고 기를 수밖에 없는...더구나 남편의 사랑은 기대할 수 없는 가정 폭력과 남편의 가족들이 저지르는 또 다른 폭력을 덤터기 쓸 수밖에 없는 가련한 여자아이의 삶이 고스란히 책속에 담겨 있다. 비록 지면의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는 얇은 책이고..전 세계 여자아이들이 볼 책이기에 그나마도 비극적 면보다 그 여자아이들의 희망 을 더 밝게 조명하였지만..내 눈에는 그렇게 읽혔다.   그러나 그런 끔찍한 삶일지라도 희망 을 잃지 않고 꿋꿋하게 자신의 꿈을 찾으려는 의지가 돋보였다. 흔히 여성은 약하지만 어머니는 위대하다 는 표현으로 강한 모성애를 이야기하곤 하지만, 난 그녀들을 보면서 여성은 약하다 는 편견을 버리라고 말하고 싶었다. 세상의 모든 남성이 강하지 않는 것처럼 모든 여성이 약하지 않다. 이건 남자와 여자로 가름 할 수 있는 기준이 아니라 의지가 강한 사람과 약한 사람 의 차이일 뿐이다. 그런데도 아직 성숙하지 못한 사회에서는 의지박약한 남성조차 남성 이기 때문에 혜택을 주고 존중하려 하고, 의지가 강한 멋진 여성조차 여성 이라는 이름으로 굴레를 뒤집어 씌우고 차별하기 십상이다. 물론 이런 사회분위기는 복잡한 이유 때문에 생겨나고, 특히 가난 이라는 이유 때문에 상대적으로 힘 없는 어린 여성들 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기 때문에 생겨난다.   이런 관점에서 살펴보면 우리 나라의 현실도 다르지 않다. 우리도 가난 하던 시절에는 어머니 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 하던 때가 있었지 않았던가. 오죽했으면 한국적 정서 가운데 한(恨) 을 으뜸으로 꼽았을까. 또 딸부잣집을 양산했던 아들 선호사상 은 좀 뜸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이 땅의 며느리들을 괴롭히는 단골메뉴 아니던가. 어째 글을 쓸수록 넋두리만 늘어놓는 것 같다. 우리네 어머니들이 빨래터에서 방망이가 부러져라 두들기던 심정을 딱 그럴 것만 같아서 말이다.   이 책의 원제는 비코우즈 아이 앰 어 걸 이다. 이 제목을 나는 여자아이니까 로 뒤치(번역하)지 않고 ~ 세상을 바꿀 수 있어요 라고 부연설명을 하여서 여자아이니까 뒤에 이어질 부정적인 이미지들을 떨쳐내버렸다. 난 참 제목을 잘 뒤쳤다고 생각한다. 아직까지도 우리 나라에서는 여자 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팽배하니까 말이다. 여기에 덧붙여 여자가 어딜 , 여자가 감히 라는 꼬리표도 심심찮게 따라오는 관행을 어서 빨리 벗어나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무얼 해야만 할까? 라는 고민은 당연하지만 진부한 느낌이다.   난 여자아이니까 축구선수가 될 거예요. 난 남자아이니까 간호사가 될 거예요. 라는 말부터 시작하면 어떨런지.. 더 나아가서는, 난 공을 찰 때가 가장 기쁘거든요. 난 다른 사람을 편하게 돌보는 재주가 있어요. 라는 근거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만들어지는 아이들의 꿈 을 응원하는 사회분위기를 만들 의무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성숙한 어른이라면 말이다. 진정한 양성평등은 무엇이든 공평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저마다의 재능과 개성을 서로 존중하고 어떤 꿈이든 응원하는 것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과도기적 시점에서 지금은 여자아이들의 꿈 을 먼저 응원하고 말이다. 억울한 남자아이도 분명 생길테니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함께 응원하면서 말이다.

여자아이들이 차별받지 않아야 다 같이 행복한 세상이 열립니다!빈곤과 분쟁, 인권 침해가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나라에 사는 여자아이들은 미래를 꿈꾸는 일조차 힘겹습니다. 자신의 꿈과 가능성을 열어 보기도 전에 죽음과 맞닥뜨리는 여자아이들, 배움의 기회를 빼앗긴 채 배고픔에 시달리며 일터로 내몰리는 여자아이들, 아직 보살핌을 받아야 할 나이에 강제로 결혼해 엄마가 되는 여자아이들……. 그런 세상에서도 용기를 잃지 않고 부당한 현실과 꿋꿋이 맞서 싸우며 세상을 변화시켜 나가는 여자아이들을 응원하고 지지합니다!

들어가는 말
‘나는 여자아이니까’ 선언문

1. 나도 학교에 가서 공부하고 싶어요! _아누파(네팔)
-여자아이들은 왜 학교에 가지 못할까?

2. 아무리 배가 고파도 꿈을 포기하진 않을래요! _루시(짐바브웨)
-여자아이들은 왜 배고픔에 시달릴까?

3. 가난 때문에 팔려 가듯 결혼하고 싶진 않아요! _파르와(파키스탄)
-결혼은 가난의 해결책이 될 수 없다!

4. 태풍도 내 미래를 빼앗아 갈 순 없어요! _마리넬(필리핀)
-지식을 나누면 힘이 커진다!

5. 난민 수용소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아요! _캐스린(남수단?우간다)
-지역 사회의 변화를 이끄는 사람들

6. 나는 학생이자 당당한 사업가랍니다! _마류리(페루)
-교육을 통해 여자아이들의 삶이 밝아진다

7. 내 목소리로 세상을 바꿀래요! _하키마(우간다)
-여자아이가 잘 자라야 세상이 달라진다

8. 나에게는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있어요! _파미다(캐나다)
-세상을 이끌어 가는 여자아이들

나가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