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만화책은 오래 읽게 된다. 오래 보고 있게 된다는 게 더 적절하겠다. 책장을 넘기기 시작하자마자 나는 마음먹었다. 한 장면은 꼭 따라 그려 보리라. 그리고 짚다가 짚다가 마침내 마지막에 이르러 붙잡았다. 모두들 떠나고 난 뒤의 집 앞 풍경. 쓸쓸한데도 아늑한 느낌. 날이 좀 쌀랑하더라도 오래 서 있고 싶어지는 마당이다. 아버지가 가족을 위해 직접 만들고 가꾸었다는 집이다. 세 남매를 키우면서 온갖 추억까지 담아 남긴 집. 아버지들이라는 사람들이 흔히 이런 소망을 갖고 있다는 말을 종종 듣고는 했는데 우리나라 아버지들만의 이야기는 아닌 모양이다. 스페인의 아버지도, 스페인 사람들의 삶도 우리와 다른 게 없어 보인다. 어머니를 먼저 떠나 보내시고 혼자 살던 아버지는 집을 남기시고 돌아가셨다. 따로 살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