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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

kdhva 2023. 6. 14. 05:26

백희나의 모형작업으로 이뤄진 그림책이다. 실감나는 모형을 만들고 사진을 찍었기에 마치 TV나 영화의 한 장면같은 느낌. 책 속의 디테일을보면 감탄해 마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책장을 넘기려하니 난관에 부딪혔다. 접혀있는 페이지가 너무 많은데 이걸 어떻게 봐야하나 싶어 살펴보다가 주르륵 책이 미끄러지는데 이건 완전 병풍이다. 기다란 병풍에 그림이 차례로 있고 이야기는 뒷페이지로도 이어진다. 구성이 특이하다보니 책 읽는 재미도 배가되고 도대체 양말은 어떻게 될까 궁금해하며 차근차근 읽어가는 것도 재미있다.   처음엔 무뚝뚝한 서술과 서로 연관성 없어보이는 이웃때문에 이게 뭔가 싶었는데, 점점 읽다보니 새장처럼 갇혀 서로의 얼굴도 제대로 마주하지 않고 사는 우리 현실과 양말사건을 통해 서로서로 연결되는 줄거리를 보며 이웃간의 소통이 얼마나 따스하고 즐거운 것인지 새삼 느끼게 된다. 책의 구성이 긴 병풍형식으로 되어있고 앞면은 서로 관련없어 보이는 이야기들, 뒷면은 서로 관계를 맺기 시작하는 이야기들로 담기다보니 작가의 의도를 뚜렷이 알게 된다. 아마 어린이도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별 일 아닌 일상의 일들고 가득차 있지만 이야기는 따스하게 전개된다. 특별한 사건이라곤 양말 소동 뿐이지만 우리들이 사는 모습이 그려져 있고 이웃들의 일상을 속속들이 살펴볼 수 있다는 것이 잔잔한 즐거움이었다. 비록 눈 앞에는 보이지 않지만 이웃들과 늘 연결되어 한 마을의 풍경을 이루고 있음을 실감해 볼 수 있는 책이었다. 참 특별하고 기발한 책이다.    

구름빵 달샤베트 의 작가 백희나의 세번째 창작그림책지금 이 순간 우리의 이웃들은 무엇을 하고있을까요?누군가는 요리를, 누군가는 휴식을, 누군가는 장난을 치고있을까요?어제저녁 6시정각. 얼룩말이 외출준비를 하고있을 때, 개 부부는 노래연습을 하기위해 창 밖에 널어두었던 양말을 찾기 시작하고, 창 밖의 참새가 날아가며 개 부부의 양말을 떨어뜨리고, 마침 쇼핑에서 돌아오던 양아주머니의 두꺼운 털 속으로 양말이 빠져버립니다. 양말을 잃어버린 개부부의 성난 고함소리에 아기토끼들은 잠못들고, 아빠 토끼는 감기에 걸려 기침을 일곱번이나 합니다. 이 때, 누군가의 사소한 친절이 이웃들의 꼬리에 꼬리를 문 문제들을 풀어가기 시작하는데..벽을 사이에 두고 우리는 이웃이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가까이 숨쉬며 살고있는 우리의 이웃들은, 우리 몸 속의 심장과 정맥, 위와 간 처럼 알게 모르게 서로 연결되어 영향을 주고받습니다. 어제 저녁 은 어느 순간에 각기 다른 일을 하고 있는 이웃들의 모습을 재미있게 표현하고 있는 책입니다. 병풍처럼 이어진 페이지를 쭉 펼치면, 같은 순간에 서로 다른 일을 하고 있는 이웃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마지막에 숨겨진 페이지를 찾아보세요. 책을 읽는 즐거움이 더욱 늘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