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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살 진희의 시점에서 풀어지는 60년대 이야기. 돌아가신 엄마, 집을 나간 아빠 때문에 외할머니와 이모와 함께 살고 있는 진희. 세를 놓는 주인집인 탓에 집안엔 하숙을 치고 가게를 운영하는 주변인물들이 등장한다. 그 주변인물들의 이야기도 함께 진행되면서 겪는 일들로 성장 아닌 성장을 하는 진희. 조숙하고 냉소적인 면을 보이지만, 읽다보면 어린아이이기 때문에 보이는 허점들이 귀여울 때도 있었다. 하지만 역시 주변에 이런 아이가 있다면 좀 무섭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내내 들 정도로 대부분은 어른같은 모습인데, 그래서 열두 살 이후 성장하지 않았다 는 말에 공감이 가면서도 열두 살이 이렇게까지?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뒤로 갈수록 전개가 예상을 뛰어넘어서 어떻게 끝이 나려나 싶었는데 조금 아쉽기도 하고 슬프기도 했다.
등단 첫 해의 은희경에게 문학동네 소설상 을 안겨준 작품 이 출간 15년 만에 새옷을 입고 출간되었다. 1995년 출간된 이래 지금까지 73쇄를 찍으며 꾸준히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이 소설은 환멸의 학습을 통해 인간 성숙을 그린 뛰어난 성장소설이자 지난 연대 우리 사회의 세태를 실감나게 그린 재미있는 세태소설이다.
1995년 당시 문학동네 소설상 예심 심사위원들은 만일 이 작품이 떨어진다면 그 이유는 이 소설이 너무 재미있기 때문일 것이다 라고 하였으며, 본심 심사를 맡았던 문학 평론가 김화영은 삶의 진실에 던져지는 날카롭고 에누리 없는 시선 을 사르트르의 과 비교하며 높이 평가했다.
1995년 무궁화호가 발사되는 광경을 본 내레이터가 아폴로 11호가 달을 향해 발사되던 69년 열두 살 소녀시절을 회상해 보는 액자소설 형식이다. 지방 소읍에서 부모 없이 외할머니 슬하에서 살던 소녀가 나는 삶이 내게 별반 호의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았기에 열두 살에 성장을 멈췄다 고 선언한다. 그런 소녀의 눈에는 어른들 삶의 이면이 신비스럽다기보다는 허위에 차 있고 우스꽝스럽게 비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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