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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역사교수학습의 제반 문제를 학문적으로 검토하기보다는 국사학의 처지에서 역사교육 현장과의 간극을 좁혀보려는 자그마한 시도의 산물이다. 교과서의 탐구활동에 근간하여 이루어진 사료학습이 교육 현장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는가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우선 역사수업 시수가 매우 적다는 물리적 제약으로 말미암아 사료학습 자체를 현실적으로 수행하기 어려웠다는 점이다. 또한 학생들의 사료 이해 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사료학습의 수준과 방식을 획일적으로 적용할 경우 오히려 역사 지식의 또 다른 주입을 초래해 학생들의 학습 의욕을 감퇴시킬 수 있었다. 학생들의 사료 이해 양상과 태도에 초점을 둔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데 반해 여전히 좁은 의미의 사료에 갇힌 나머지 정작 역사자료로 널리 활용되는 다양한 자료들의 특성과 탐구활동 방도에 대한 본격적인 검토는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가장 객관적인 역사자료로 각광을 받는 가운데 학생들의 주된 관심 대상이라고 할 시각자료에 대한 비판적인 접근은 전무하다. 사진의 출처, 진위와 설명 정확 여부를 따지보지 않고 함부로 인용한다든가 사진의 사료적 가치를 무시하고 단지 본문을 시각적으로 장식하기도 하였다. 현행 한국사 교과서의 탐구 활동 내용을 보면 탐구 문항의 대다수가 기초 사실의 확인, 사실과 의견의 구분, 분석, 추론, 역사적 판단 등으로 이어지는 단계적 탐구 전략을 구사하기보다는 자료에 대한 한두 문항을 제시한 가운데 설명해 보자, 정리해보자, 토론해 보자, 서술해보자 등의 문구로 학생들의 애매모호한 답변을 유도하고 있다. 이러한 탐구 활동 방식은 사고의 단계 과정과 절차를 통하되 자료에 입각하여 논리적으로 실상과 의미를 추론하기 보다는 자료에 대한 이른바 직관적인 통찰을 통해 해답을 추출하는 방식에 가깝다. 비판적 탐구에는 주의 깊게 읽는 능력, 숨어 있는 맥락을 찾아내는 능력, 주장의 귀결을 추적하여 알아내는 능력 등 다양한 능력이 포함된다. 또한 이러한 능력을 체계적으로 갖추기 위해서는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쉬운 문항에서 어려운 문항으로, 단순한 질문에서 복잡한 질문으로, 구체적 요구에서 추상적 요구로) 역사과 평가의 위계성(오정현, 역사과 평가 문항의 위계성 연구, 2010, 이화여자대학교 박사논문)을 감안하여 사실 확인(1단계 가장 초보적인 단계로 학생들이 본문에서 제시된 정보를 단순히 관찰하고 답하는 수준에서 출제한다), 맥락화(2단계 자료의 기본적인 파악을 전제로 약간의 추측과 비교 분석이 가능한 수준으로 출제한다. 학생들이 정보 자료를 선택적으로 결합해 핵심 주제를 파악하고 역사적 사회적 맥락 속에서 자료를 이해할 수 잇도록 응집력 있게 문제를 구성한다. 새로 알게 된 사실을 통설에 비추어 대조 대입하며 분석하기. 신분별 활동 내용을 통해 사회적 위치와 관계, 역할 파악하기), 의미 도출(3단계 학생들이 사실 확인과 맥락화를 거친 후 생성된 지식을 바탕으로 종합적인 분석과 의미 도출이 가능한 수준에서 출제한다. 학생의 독자적 견해 생성, 정보 자료의 비판적 접근과 활용에 대한 인식 능력이 배양될 수 있도록 문제를 구성한다. 사실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인과관계를 통해 상황 재구성하기. 사회 현상의 지속과 변화의 모습, 자료가 생성된 의도와 시각 파악하기)의 세 단계로 설정하였다.(29-31)
중고등학교 역사교사를 위한 단계별 탐구문항 제작 가이드라인.

이에 이 책에서는 교과서 자료들을 효과적으로 탐구활동 수업에 이용하는 방법 중 하나로 탐구문항을 단계별로 만들 것을 제안한다. 학생들이 자료를 접했을 때 가장 먼저,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자료의 기본 사실을 확인하고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는 1단계 질문에서 시작해, 추론, 비판, 역사적 판단으로 사고를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단계별 탐구문항 제작법을 중점적으로 소개한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일기, 서간 등의 생활사 자료, 신문기사, 근현대소설, 신문 시사만화, 사진, 그림, 선전 포스터, 지도, 통계자료 같은 다양한 역사자료를 탐구활동 자료로 선정하고 이 자료들을 활용한 탐구문항을 만드는 과정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각 자료의 특성을 설명하고 자료 선정 기준, 탐구문항을 만들 때 유의할 점 등을 상세히 제시함은 물론 실제로 역사교사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예제문항과 유제문항을 제공한다.


책을 펴내며_ 김태웅

1부 문헌자료

1장 생활사 자료_하명준·김상기
1. 일상생활의 발견, 고문서·일기·서간
2. 생활사 자료 활용하기
3. 탐구문항 만들기 | 유제

2장 신문기사_박지원
1. 근현대사 연구의 중추, 신문
2. 신문기사 활용하기
3. 탐구문항 만들기 | 유제

3장 근현대소설_김대호
1. 사실과 허구 사이, 한국 근현대소설
2. 근현대소설 활용하기: ‘역사적 사고’와 ‘역사화’를 활용한 비판적 소설 읽기
3. 탐구문항 만들기 | 유제

2부 시각자료

4장 시사만화_김은영·박지원·김보민·김정희
1. 신문 시사만화의 탄생
2. 신문 시사만화 활용하기
3. 탐구문항 만들기 | 유제

5장 사진_김태웅·정진숙·이선숙
1. 기억의 이미지, 사진
2. 사진자료 활용하기
3. 탐구문항 만들기 | 유제

6장 그림_최윤제
1. 미술 그리고 역사학
2. 미술작품 활용하기
3. 탐구문항 만들기 | 유제

7장 선전 포스터_김은영
1. 시대의 초상, 선전 포스터(propaganda poster)
2. 선전 포스터 활용하기
3. 탐구문항 만들기 | 유제

8장 지도_조민아·정재선·허두원
1. 정보의 보고, 지도
2. 지도 활용하기
3. 탐구문항 만들기 | 유제

3부 통계자료

9장 통계자료_김광규
1. 역사학과 통계의 만남
2. 통계자료 활용하기
3. 탐구문항 만들기 | 유제

참고문헌
필자약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