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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움들

kdhva 2024. 2. 3. 14:54


부끄럽다 [부끄럽따] 형용사 1.일을 잘 못하거나 양심에 거리끼어 볼 낯이 없거나 매우 떳떳하지 못하다. 2.스스러움을 느끼어 매우 수줍다. 부끄러움은개인적이고 내면적인감정이다. 그런데 이 책에 나오는 부끄러움은 외부에서 온다. 가난한 동네에서 산다는 것, 술을 마시는 아버지, 미혼모 가정과 일찍 돌아가신 아버님 혹은 어머님. 스스로는 어찌 할 수 없는 일들로 생긴 부끄러움이 작은 단편이 되고, 이런 부끄러움이 모여서 부끄러움들이 되었다. 어떤 환경에서 살아가든자신이 떳떳하면 된다고 쉽게 말하지만,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여린 아이들도 그렇고, 이미 세월에 깎이고 나이가 들어버린 부모님들도 그렇다. 극복할길 없는 부끄러움을 끌어안고 자라나는 아이들의 이야기에 가슴이 뭉클해진다. 책후기에 작가가 그랬다. 이 책이 청소년 용인지, 그렇지 않은지 잘 모르겠다고. 살아간다는 것 자체에 청소년용과 성인용이 따로 있는게 아니라서 그렇지 않을까. 나이가 어리다고 해서 삶이 가벼워지는 것은 아닌데, 어른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가끔 헷갈릴 때가 있다. 나이가 어리니, 아직이런 감정은 모르지 않을까하고. 진중한 책이지만, 재밌는 점이 있다면 부산을 그대로 담았다는 점이다. 작가가 부산 토박이라 그런지 이 도시를 상당히 현실적으로 담아 냈다. 부산(釜山)의 한자는 가마 부(釜)자와 산 산(山) 자인데, 그만큼 산이 많다. 험난한 산세를 오가는 버스는 롤러코스터 못지 않다. 부산에서가장 낙후된 지역으로 불리는 산복도로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로, 책을 읽고 있으면 등장하는 다양한 부산의 지명에 부산을 여행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너도 나와 같은 부끄러움을 느껴본 적 있니?

부산의 한 여자고등학교 글쓰기 반을 배경으로, 겨우 네 명이서 ‘수제자’임을 자처하는 아이들이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문학 수업을 하고, 선생님이 과제로 내준 단편소설을 한 편씩 읽어나가는 두 겹의 구조로 이루어진 청소년 소설이다. 아이들은 글쓰기 반에 들어와 조금이나마 숨통을 틔우고 소설을 읽은 뒤,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저녁 배식시간만 기다리기도 하고, 때로는 먹먹한 감동에 가슴 아파하기도 한다.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는 학교, 고생하시는 걸 생각하면 늘 미안하지만 잔소리를 할 때면 짜증으로 반응하게 되는 부모님, 속마음을 털어놓으며 엉엉 함께 울 수 있는 친구들. 그리고 이런 삶과 소설 속 작품이 하나가 되어 들어오는 순간의 환희. 부끄러움들 은 이 시대 청소년들이 지니고 있는 가벼움과 무거움을 함께 보여주면서, 문학에 다가가는 길을 알려주기도 하는 의미 있는 장편이다.


우리 학교 글쓰기 반
브래지어
시시한 댓글은 사절!
부끄러움들
첫 고백
침 넘기기
후루룩 마시는 죽 같은 글
엄마 냄새가 난다
우리 동네는……
작가의 말